함초밭 II
함초밭을 참 좋아한다
특히 인천공항 가는 쪽으로 길게- 바다속에서 자라는 함초밭이 일품이다
그 길위엔 해당화가 피어있다
분홍색 새색시 같은 볼을 한 해당화를 만날 수 있다
스치듯이 피고 지는 인연처럼
해당화는 차를 타고 지나가는 그 무심의 시간속에서 수줍게 웃는다
평소 무겁다는 이유로 가지고 다니기를 거부했던 망원렌즈가 이번에는 큰일을 해냈다
멀리 풍경을 내안으로 쑥 가져와보았다
의외로 선명하게 잘 찍힌다
인천공항쪽으로 가는 동안 이 함초밭은 좀 더 계속된다
이별을 하는 사람들이 이 함초밭을 보았다면 아마 그 짭짤한 슬픔으로
그 염분으로 눈물깨나 흘릴일이다
먹어보면 짭짤해서 잘근잘근 씹게된다
눈물이 배어있는듯 소금이 간직된듯 바다에서 자라는 그 염분을 먹고 자라는
이 함초는 소금기가 가득하다
달리는 차에서 내려서 함초밭을 담는다면 휠씬 더 근사한 배경을 만나게 되겠지만
운전을 하는 사람을 염려해서 굳이 그러라고 하고 싶지는 않았다
바다물을 탐하여 붉게 타버린 욕정같은 함초밭사이에 나는 내마음을 놓는다
그러자 곧 거기 양탄자처럼 내 마음이 깔린다
맨발로 밟고 싶다
저 바다위를 맨발로 걷는다면
늪처럼 푹 푹 바다속으로 빠질지도 모르지
내 무릎팍까지 질근질근한 뻘은 차 오를테고
함초는 무참히 짠내를 토해낼지도 모른다
차가 천천히 달리기를 바란다면 오산이다
피서객들이 많이 몰리는 8월의 어느날도 예외없이 막히는 법은 없다
천천히 달린다면 좀 더 자세히 바다를 볼 수 있을텐데..
거기 맨발로 걷는 꿈을 좀 더 즐길 수 있을텐데..
슬픔이 있다면 또 그리움이 있다면 그것이 곧 눈물같다면 나는 그것도 좋다
승용차의 뒤칸 좌석은 비밀의 통로같아서 운전사는 내가 뭔일을 하는지 모른다
찰깍..나는 그 오후를 찍었다
기억을 찍었다
수많은 구멍이 나 있는 바다
내게도 얼마나 많은 구멍이 있는걸까
물론 저 많은 구멍들은 바다물이 차 오르면 살짝 포장이 될것이다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선녀바위쯤에서 분홍색 수국꽃을 보기도 하였다
토양에 따라서 색이 달라진다는 수국꽃의 꽃잎을 보면서
도고에 피어났던 청보라 수국이 갑자기 떠올라졌다
누굴 만나느냐에 따라서
사람도 달라진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에 따라서 분홍색으로도 피어나고
청수국으로도 피어나고
때론 함초를 닮은 붉은빛으로 피어날테니...
문득..나는 외로웠다
잘 구워진 조개구이의 살집을 씹다가 끝내 나무난간에 기대어서
눈물 한방울을 툭 하고 끝내 떨어트렸다
바다에서 살다가 겨우 불판위에서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조개를 불쌍해해서가 아니다
마침 나무 난간위로 해풍이 불어왔고
그 해풍에 서럽게도 어떤이의 얼굴이 묻어왔기 때문이다
그건 서러운 일이기도 했다
돌아오는길 왼편으로 나 있는 함초밭을 애써 외면하였다
내 서재의 책들 자유로우니깐♡ 한사람의 꿈 첫눈 오는날 만나요 예솔맘 눈을 들어 하늘을 보라 놀이공원 쇼우 김치전쟁 소금처럼 하얗게
